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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내가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친구들이 야구나 축구를 할 때 나는 춤을 추는 누나들 혹은 인형놀이를 하는 여자친구들과 훨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 난 화려한 옷을 좋아했는데 외갓집이 대대로 한복집을 해서 그런지 색깔이 화려하거나 옷감이 좋은 옷들을 늘 접하며 어린 시절을 아름답게 보냈다. 아버지가 가부장적인데다가 술을 좋아하셔서 무서운 아버지의 전형이었지만 어머니의 예술적 감수성과 모성 덕분에 10대를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고등학교 입학했을 때 나의 첫 위기는 찾아온다. 남자 고등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친구의 고백을 받으면서 진지하게 나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나는 보통의 여자아이들에게도 고백을 받아올 만큼 얼굴과 체격이 준수했지만 마음이 움직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언젠가 내게도 사랑이 찾아 올거라 믿었는데 친구의 고백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이때부터 친구들의 신뢰는 슬슬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날 변태 혹은 철없는 게이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무시당하지 않고 내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 나는 엉겁결에 S대 법대에 들어가게 된다. 덕분에 과외도 하면서 나의 사생활을 멋지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인 직업을 갖춘 멋진 게이가 되겠다고 다짐도 했다. 하지만 나는 법대와 어울리지 않았고 거듭된 사시 준비 실패로 지금은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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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차에, 나는 3년간 사귄 애인과 헤어진다. 일방적 통보. 고시생활 뒷바라지 해주며 요리를 잘하던 애인이었는데 다른 의사 놈과 바람이 났다. 우리들 세계는 굉장히 좁고 소문이 빨리 퍼지기 때문에 나의 비참함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이다. 게다가 아버지는 내가 게이임을 아신 뒤로는 단 한 번도 나를 사랑하는 아들로 대하신 적이 없다. 정신병원에 가라고 할 정도였으니.. 지금 나는 게이결혼이 합법인 도시에서 사랑하는 이를 만나 결혼도 하고 일도 하고 싶다. 더 이상 다수에 속하기 위해 위장을 하거나 더 높은 파워를 갈망하며 노력하고 싶지 않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도시에서 마음껏 사랑하고 싶을 뿐이다. 난 대체 이곳이 아닌 어디로 가야 할까. 꿈과 일을 찾아서.